어디서 내리는 걸까.
물이 뭉쳐서 자유낙하 하는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하늘이 운다는 등의 상상력보다
이성을 먼저 들이밀어 버리면
주차장에 차 대야지 옷 뭐 입고 가지
같은 동심을 잃어버린 반응을 하게 될 것 같다.
비가 오는 것이 좋다.
우산이 의미없을 정도로 젖어버리든
다들 우산을 쓸 때 웃으며 후드를 덮어쓰든
천둥과 번개가 길거리의 학생을 놀리키든
상관 없다.
비가 오면 기억이 추억이 되지 않나.
하늘이 흑백이 되면 봐야 할 것들만 컬러가 된다.
이유없이 달라진듯한 기분이
잔뜩 찡그린 하늘을 처음 만나면
뭔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기대감이 아직도 있다.
물론 너무 울어대면 질릴 것이면서도,
하늘에서 물떨어져서 싫다는 생각보다 기대감이 크면
아무래도 상관 없어지는 것 같다.
우산을 들고 나오지 않아 계단을 두 번 오르내렸다.
//20230629
'사색, 감각, 감정'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람을 만나며. (4) | 2024.09.14 |
---|---|
차가운 열기와 뜨거운 냉정 (0) | 2023.06.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