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일 8/23

비가 내리다 그친 날씨
오른쪽에는 고등학교 친구가
왼쪽에는 풋풋한 커플이 있었다.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를 읽진 않았지만
맨해튼 프로젝트가 뭔진 안다.
재능으로 빛나본 적은 없었지만
욕망으로 위로를 찾고 죄책감에 젖은 적도 있다.
미래를 볼 순 없지만
최선이 아닌 결과를 지켜본 적은 많다.

기술은 정치와 밀접해야 하는가
재능은 어떻게 사용되어야 하는가
이성관계는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

세상에 잡아먹혀 아무것도 못 할 때
어떻게 마음을 잡고 살아나가야 할까?
고통스러운 삶이 재능의 뒷면이라고 얘기한다면
그 재능이 행복한 삶에 얼마나 필요할까?

작은 원자핵은 융합을 하게 되고
큰 원자핵은 분열을 하는데,

아직 미생인 나는 핵융합에 뛰어들어야 하지만
이미 거성이였던 그는 핵분열을 당하는 인생을 살았다.

아무래도 철이 되어서 단단하고 올곧게 살고 싶은 것 같다.
그래도 핵융합이 더 어려운 것은 사실이니까,
내가 커질 때까지 담금질을 하면서 살아야겠지.

이렇게 개강을 해버렸다.

 

//2023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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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멘탈 - 한마디  (0) 2023.08.09

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시간으로 덮을 수 없는 것들은 존재한다.
무언가를 처음 본다는 그 행위. 매 순간이 처음이지만, 그래도.

다름과 그름의 경계, 엘리멘탈.

 

객관적으로 선을 그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다른 것들을 틀리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긴 하니까.

다름을 배척하는 것은 피로 쓰여진 유전자의 생존본능이고,
우리는 그렇게 지금까지 생존해왔기에 거부감이 드는 것은 당연해진다.

그것과 별개로, 다름의 공존을 표현하는 방식도 매우 중요하다.
인어공주... 음...

 

영화를 보면서 느낀 것은, 다름이 정말 잘 표현되어 있다는 것이다.
원소들의 숨길 수 없는 차이점은 여러 요소들에 의해서 부각되고,
그 상성들과 상상력들이 많은 방식으로 스크린에서 표현되고 있었다.

 

픽사 특유의 다채로운 색감들, 미래도시에 반영된 원소들의 특징들을 보면서 동심을 되찾았고
엠버가 처한 상황에서 많은 젊은 세대들의 고민을 볼 수 있어서 가슴이 저렸다.

 

여러 장면에서 의도하는 것들이 직관적으로 보여서 편하게 감상할 수 있었으며
연인이랑 같이 보기도 좋고, 사운드도 깔끔하게 깔려 있어서 신경을 덜 써도 되어서 좋았다.

평면에 가까운 캐릭터들과 이로 인한 스토리적 거부감이 묻힐 정도로 영상미와 컷별 호흡이 좋았다.

 

특성상, 원문의 표현으로 접하는 것이 작품을 이해하기 수월하기 때문에.
자막에 불편함은 없었지만, 영상미를 놔두고 글을 읽어야 하는 것은 매우 아쉬울 따름이다

 

 

다른 것들이 많아도 사랑할 수 있지만, 아름다운 만큼 고통스러워도 괜찮다 생각한다.

같이 있는 연인이 그렇게 아름다운데 뭐가 중요할까.

 

/// 2023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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